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...이채 사랑보다 찬란한 보석이 없음을 정녕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를 미워한 날이 더 많았던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믿음보다 진실한 빛이 없음을 가슴으로 새기고 새겼어도 불신의 늪으로 높은 울타리만 쌓았던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용서보다 아름다운 향기가 없음을 진실로 깨닫지 못하고 반목의 싸늘한 바람만 불어왔던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비우고 낮추라는 말이 정녕 옳은 줄은 알지만 부질없는 욕심의 씨앗만 키워왔던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잘못을 인정하기 보다 변명으로 포장한 고집과 아집으로 고요한 자성의 목소리를 잃어버린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끝내 용서하지 못하고 끝내 홀로인 고독의 외딴방으로 어리석게도 스스로 자신을 가둬버린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나만 잘 살고 나만 행복하면 그만이라는 불치의 이기심을 버리지 못한 채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뒤돌아서 당신을 비난했던 슬기롭지 못한 나를 용서하세요 지혜롭지 못한 나를 용서하세요 12월의 창문을 열고 하늘을 보니 곧 하얀 눈이 펑펑 올 것 같습니다 그때, 내 마음의 천사도 함께 왔으면 오늘은 왠지 하얀 눈길을 걷고 싶습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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